○ 목원대 국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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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문화회관 |
글쓴이 : 
날짜 : 10-05-04 11:25
조회 :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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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현 세종문화회관은 본래 이름이 서울 시민회관이었습니다. 1972년 12월 화재를 입어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짓고 1978년 개관하면서 이름을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으로 바꿨습니다. 이 과정에는 씁쓰레한 뒷이야기 한 가지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1970년대 들어 북측에서는 남북대표 만 명이 모이는 정치회담을 갖자고 거듭 제의해 왔다고 합니다. 만 명이라면 지금 형편으로도 결코 만만치 않은 규모이지만 당시로서는 실로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굳이 비교를 들자면, 남쪽 최대 규모의 공연시설인 서울시민회관의 객석 수는 겨우 1천여 명에 지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남측에 그만한 시설이 없으니 평양에서 열자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던 북측이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런 제의를 해 왔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북측의 속내를 꿰뚫고 약이 올라 있던 남측에서는 시민회관이 불타 없어지자 이참에 오천 명 정도라도 수용할 수 있는 집회시설을 짓자는 데 뜻이 모아지고, 그렇게 하여 건설된 것이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인 것입니다.
북쪽에 그만한 패기라도 있던 때가 오히려 남쪽사람들로서도 마음 편하게 합니다. 배곯는 형제를 두고 앉아 받는 밥상이 결코 즐거울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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