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버섯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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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
글쓴이 : 
날짜 : 09-11-06 14:20
조회 :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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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평양역을 떠나 개성으로 가던 도중 동이 터 훤해지자 평산이라는 곳에 잠시 머물렀다. 우리가 탄 열차의 승무원은 키가 훤칠하게 큰 귀염성이 있는 아가씨였다.
“이제 여기서 개성이 얼마나 되지요?”묻는 물음에,
“이제 개성이 얼마 남지 않았단 말입니다” 한다.
특유한 억양과 “....란 말입니다”를 반복하는 말씨가 아주 정이 가게 하는 아가씨다.
열차의 유리창과 복도의 벽은 물론 모든 차내 시설을 밤새 왔다 갔다 하면서 닦고 또 닦는다,
이미 닦고 또 닦아 깨끗한데 그렇게 열심히 닦느냐는 물음에,
“그래야 선생님들이 통일과업에 마음 놓고 일하실 수 있단 말입니다. 저는 말입니다. 이 일이 제 복무란 말입니다.”
그렇다!
이 열차 안내원 아가씨는 이미 번들번들한 열차를 닦고 또 닦는 일, 이 일이 곧 통일을 위한 일로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출가해서 가정도 가져야지 했을 때,
“통일이 되면 통일열차로 부산까지 모시겠다”는 말로 대답하던 아가씨였다,
나의 일터에서 나에게 맡기어진 일이 무엇이든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 일에 최선을 다하고 또 더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통일과업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던 북부조국 열차 승무원 아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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