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던 날

날리는 눈발 피해 몸 굽힌

내 눈에 들어 온

아주 작은 꽃 하나

아, 이 추위에 웬 일일까

잎 지고 꽃 진지 오랜 줄 알았는데

이 웬 일일까

생명은 추위에도 질 수 없는 것

누가 보라고 핀 꽃도 아닌데

눈 속에도 핀 꽃이

다발을 이루고 있으니

굽힌 허리 필 줄 모르고

네 작은 생명 바라본다

눈 속에 핀 아주 작은 꽃

크고 아름다운 것에만

너무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아주 작은 것은 지나치게 됩니다.

가장 귀중한 것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작은 것 안에

숨어 있습니다.

지극히 작은 몸짓

어루만짐에서 평화의 길이 열립니다.